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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한 식당에서 시민이 카드로 결제하고 있다. /뉴스1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지난 2020년부터 재택근무를 했던 직장인 이현정(31)씨는 그동안 사무용 의자, 업무용 모니터, 기계식 키보드와 기존에 쓰던 것보다 폭이 1.5배 넓은 책상을 샀다. 금세 끝날 줄 알았던 재택근무 기간이 코로나19 장기화로 길어지자, 그는 더 나은 재택 환경을 위해 크고 작게 돈을 들인 것이다.그러던 이씨는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되면서 일주일에 세번은 회사로 출근하게 됐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음악 페스티벌의 재개 소식도 잇달아 들려왔다. 이씨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걷기 편한 운동화와 작은 가방, 선크림을 구입했다. 그는 “팬데믹 시기엔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 같아서 집에 투자했다면, 이젠 나갈 일이 더 많을 것 같아 나를 위한 선물을 했다”고 말했다.코로나19로 소비자들의 지출이 몰렸던 가전제품, 가구 등의 호황이 한풀 꺾이고 그간 주춤했던 의복과 신발·가방, 화장품 등의 소비가 일부 회복되는 흐름이 포착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그간 증가했던 ‘집 꾸미기’ 관련 소비는 늘고, 외출을 염두에 둔 소비들은 감소세였다. 하지만 정부가 ‘일상으로의 회복’으로 정책 방향을 선회하면서, 점차 소비자들이 코로나19 이전처럼 돈을 쓰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수요 회복은 공업제품과 서비스업 물가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품목별 소매판매 추이 월별 분석. 산업활동동향 소매판매 부분 기재부 자체 재가공/기재부소비 심리, 야외활동 품목에서 실내생활 물품으로 옮겨가조선비즈는 6일 기획재정부가 분석한 2022년 4월 산업활동동향 분석 자료 가운데 소매판매(소비) 세부 자료를 입수했다. 기재부는 코로나 수혜품목(실내생활 밀접)으로 가구· 가전·의약품을, 코로나 피해품목(야외활동 밀접)으로 의류와 신발·가방, 화장품을 꼽아 코로나19 국내 확산 직전인 2020년 1월을 기준으로 올해 4월분까지 소비 추이를 분석했다.기준 달인 2020년 1월의 소매판매지수를 100으로 놓았다. 100보다 아래로 떨어졌다면 코로나19 이후 소비의 감소를, 100보다 높아졌다면 코로나19 이후 소비의 증가를 의미한다.그 결과 코로나 피해 품목들은 국내에 코로나19가 처음 대유행했던 2월과 3월에 소비지수가 수직 하락했다. 2020년 1월을 모두 100으로 놓고 기재부가 환산한 소매판매 지수는 한달만인 2월에는 ▲의복 78.9 ▲신발 및 가방 65.3 ▲화장품 74.8로 떨어졌다. 그러다 1차 대유행이 번진 3월에는 ▲의복 64.2 ▲신발 및 가방 56.2 ▲화장품 72로 추가로 더 내려갔다. 이후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자 다시 서서히 회복하면서 의복은 90대, 신발 및 가방은 70대, 화장품도 70대까지 소매판매 지수가 올라왔다.같은 기간 가전제품과 가구, 의약품은 소매판매 지수가 1월(100)을 기준으로 그대로거나 오히려 소폭 상승했다. 코로나 피해 품목의 소비가 급락했던 2020년 3월 코로나 수혜 업종의 소매판매지수를 세부적으로 보면, 가전제품은 103.6을, 가구는 101.7, 의약품은 100을 기록했다. 오히려 가전제품과 가구의 경우 코로나 확산세가 주춤했던 기간에도 서서히 소비가 늘었다. 가전제품은 같은 해 ▲4월 107.9 ▲5월 112.5 ▲6월 118.6까지 치솟았다가 7월에는 92.6으로 내려왔다. 가구의 경우 ▲4월 114 ▲5월 119.2 ▲6월 118.8 ▲7월 120.6까지 소매판매 지수가 올라갔다.



국내 제약회사들이 올해 약국을 통해 판매하는 비타민 영양제 등 일부 일반의약품의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19 등으로 해외 수입 원자재 가격이 인상되면서 10% 수준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진은 3일 서울 종로구 약국 밀집 지역 모습. /뉴스1코로나 내내 잘 나간 가전·가구, 재택 치료 때 수요 폭증한 의약품가전제품과 가구의 소매판매 증가세는 팬데믹 기간 내내 이어졌다. 확진자 수 증가가 다소 잦아들었던 휴지기와 관계 없이 수요는 급증했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고 신규 확진자가 계속해서 발생하면서, 기업에서 재택 근무를 확대하고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했기 때문에 사람들의 외출 빈도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가전제품 소매판매 지수는 2020년 8월 125.2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120 안팎을 유지했다. 겨울철, 연말 모임 등과 맞물려 확진자 수가 급증했던 같은 해 12월에는 124.3, 2021년 1월에는 131.6까지 치솟았다. 이후 2021년 5월과 6월에 110대 후반으로 소폭 하락한 이후 다시 증가세를 유지했다. 그러다 가전제품 소매판매지수는 2021년 10월 다시 135.3을 나타냈고, 같은 해 12월~올해 2월까지 130을 유지했다. 가구도 마찬가지로 확진자 수가 급증했던 시기에 맞물려 120을 넘겼다.주목할 만한 흐름은 의약품의 소매판매 지수로, 코로나19 확진자 치료 방식의 변화에 따라 춤췄다. 코로나19 확진자를 시설에 따로 격리해서 치료했던 시기에는 의약품 수요가 눈에띄게 증가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2020년 하반기와 2021년 4월까지는 코로나19 이전보다 의약품 소비가 줄었다.하지만 신규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재택 치료가 활성화되자 의약품 수요가 폭증했다. 의약품 소매판매 지수는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수십만명에 달했던 올해 2월 140.6으로 뛰었다. 한달 전인 1월 114.5보다 25P(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이후 코로나19 정점이었던 3월에 143으로 올랐다가, 4월에는 다소 내려간 125.2를 나타냈다.팬데믹 기간 길어지며 회복 조짐 보이는 외출 품목과 서비스업외출과 밀접한 소비들은 팬데믹 초기에 급격히 소비가 감소한 이후 느리지만 꾸준하게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귀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의복의 경우 2020년 1월(100)에서 3월에 64.2까지 떨어졌다가, 2021년 3월까지 80~90대에서 움직였다. 코로나19의 재유행이 있었던 12월에는 의복 소매판매지수는 81.6까지 떨어졌지만, 2021년 6월 이후 지난 4월까지는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회복했다.코로나19 1차 확산 때 소비가 반토막 났던 신발·가방은 60~70선에서 움직이다가 지난해 6월 81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11월에는 91까지 회복되기도 했다. 마스크 착용과 외출 감소로 인해 소비가 급감했던 화장품의 경우에도 지난해 9월 92.5, 올해 3월 90 등으로 소비가 회복됐다.서비스업의 생산이 증가하는 것도 소비 활동이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는 주요한 지표다. 서비스업 생산(1.4%)은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외부활동 확대 등으로 대면서비스업 중심으로 지난 3월 1.5%에 이어 2개월 연속 1% 이상 큰 폭 증가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전체 서비스업 생산이 코로나19 이전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 중인 가운데, 숙박·음식, 운수 등 대면서비스업도 코로나 직전수준을 80% 이상 회복했다.지난 3일 발표된 통계청의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서 서비스업 물가가 치솟은 것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의 소비 회복 진입을 나타낸다. 서비스 물가는 3.5% 올랐는데, 이는 2009년 1월 3.7% 상승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이 가운데서도 개인서비스는 5.1% 올라 지난 2008년 12월 5.4% 상승한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외식 물가는 지난달 7.4% 상승했는데, 이는 1998년 3월 7.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