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연이틀 1주前 대비 감소…"이번 주 정점後 서서히 감소"감염병자문위 "겨울철 유행 전까지 사회·경제적 지표 마련할 것"방역정책 경제성 예측·평가하는 영국 벤치마킹…"정책에 적극 활용"



지난 19일 서울 강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 모습. 황진환 기자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이틀째 전주 대비 감소함에 따라, 이번 주가 재유행의 정점 여부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으로 정부의 방역정책 자문을 총괄하고 있는 정기석 국가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장은 금주 이후 확산세가 완만하게 꺾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오미크론 변이를 한 차례 앓았던 기확진자들의 면역력이 떨어지는 가을철에 유행 파고가 다시 거세질 것으로 예측했다."금주 이후 유행감소 예상…10~11월 또 큰 파도 온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이 지난 19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코로나19 대응 현황 등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정 위원장은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감염병자문위 설명회에서 향후 유행전망과 관련해 "이번 주 정도까지 아마 정점을 찍고 앞으로 서서히 감소할 거라고 예상한다"며 "이것이 처음에 질병관리청에서 발표했던 수리모델링에 근거한 자료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환자는 5만 9046명으로 지난 주 월요일(8월 15일·6만 2056명)보다 3010명 줄었다. 일반적으로 주 초반에는 진단검사량이 평일보다 감소하는 '주말 효과'로 일일 확진자가 급감하지만, 이같은 경향성을 고려해도 매주 요일별로 증가하던 확진자가 감소세로 선회한 것이다. 앞서 전날 추가된 확진자(11만 944명)도 1주 전(8월 14일·11만 9546명)에 비해 8602명이 적었다. 아직은 금주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재유행이 최고점을 지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제는 6차 유행이 코로나19 사태의 마침표가 아니란 점이다. 여러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복수의 재유행이 반복될 거라고 예측한 바 있다. 신규 변이로 거듭 진화하는 코로나19의 특성과 시간 경과에 따른 접종자·확진자의 면역력 감소 때문이다. 정 위원장은 "정말 제 예측이 틀렸으면 좋겠지만, 한 번의 큰 파도가 남아있다"며 구체적으로 10~11월을 지목해 "모든 사람들의 면역이 일시에 떨어지는 그런 시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저부터도 3차(백신)를 맞고 코로나에 걸린 뒤 4차까지 맞았지만, 제가 8월 초 맞은 4차 백신의 효과는 12월 정도까지밖에 가지 않는다"며 "그 전에 맞은 사람들은 (감염 예방효과가) 더 짧게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올 3월 신규확진 62만까지 치솟았던 오미크론 대유행 기간 확진된 국민은 약 1800만 명이다. 정 위원장은 당시 감염된 확진자들의 면역력이 길어야 '6개월'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빠르면 9월, 늦어도 12월쯤이면 코로나19에 걸렸든 아니든, 백신 접종 여부와도 무관하게 국민의 평균적 면역 수준이 최저치로 떨어지리란 계산이다. 정 위원장은 "물론 우리가 제대로 측정할 수 없는 세포면역 등이 있다. 지금 우리는 한 2천만 명이 넘게 앓았다고 알고 있지만 사실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숫자가 알게 모르게 항체를 갖고 있다"며 "30% 정도가 추가로 걸렸을 거란 통계를 가지고 있지만 그런 것들을 다 감안해도 한 번쯤 큰 파도가 올 것"이라고 밝혔다."겨울 전에 사회·경제 지표 마련…백신·치료제 R&D 강화해야"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왼쪽)과 홍석철 위원(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이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에 따라, 이번 유행이 감소 또는 소강상태로 접어들더라도 자문위의 역할은 축소되지 않는다는 게 정 위원장의 판단이다. 특히 감염병자문위는 효과적인 중장기 대응을 위해 사회·경제적 분야도 방역지표처럼 체계화된 지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18일 관련 내용을 논의한 자문위는 연내 재유행이 유력한 겨울철 전까지 사회·경제적 관리지표와 평가기준을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자문위의 사회·경제 분과위원으로 활동 중인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금까지 정부는 확진자와 중증환자 수, 백신 접종률 등 주로 역학·진단과 관련한 방역지표를 중심으로 감염병 위기를 대응하고 관리해 왔다"며 "하지만 감염병 확산과 방역정책의 영향을 포괄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관리하기 위해선 사회·경제적 영역도 관리지표와 평가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산·소비·고용 같은 주요 경제적 지표뿐 아니라 교육·정신건강·사회활동·삶의 질 등 사회적인 영역, 그리고 재외국민 위기소통과 정부의 지원 등"을 정기적 점검 및 평가가 요구되는 예시로 꼽았다. 홍 교수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회원국들의 감염병 위기대응, 특히 코로나 대응을 위해 팬데믹(pandemic) 대비, 국가의 소통위기 관리라든가 대응·지원 등 세 가지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보다 고도화된 감염병 위기예측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선행 모델로는 영국을 제시했다. 홍 교수는 "영국은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다학제 연구기관을 통해서 감염병 확산 예측·수리모형뿐 아니라 방역정책 경제성을 동시에 예측·평가하는 모형을 개발해 정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의 역학적 예측에 경제적 전망 등을 추가해 비용효과가 높은 방역정책을 구사하겠다는 전략이다. 자문위는 거리두기 영향 등 각 부처에 흩어져 있던 관련 연구 등도 취합해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감염병 위기대응 매뉴얼 또한 사회·경제 관리지표, 감염병영향평가 등을 반영해 보완한다. 아울러 백신·치료제 등에 대한 선제적 연구 및 투자도 강조했다. 코로나19 외 또다른 감염병 발생도 염두에 두고 대비태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정 위원장은 "한 번의 팬데믹이 지나갔을 때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는지, 다음의 유행을 위해서 무엇을 준비했는지에 대해 지금은 심각하게 돌이켜봐야 될 시간"이라며 "피폐해진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삶, 소위 '코로나 블루' 등 다음 팬데믹 때는 좀 더 효율적으로 (감연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점에서 사회경제 분과가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여전히 백신·치료제에 관한 한 '후진국'이라고도 했다. 정 위원장은 "아쉽게도 전 세계 10위권 정도의 경제력을 자랑하고 매우 우수한 인력이 모여 있는 이 나라에서 겨우 백신 하나 만든 게 다"라며 "3년이 돼 가는데 치료제는 아예 소식이 없고 백신도 뒤따라기에 급급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전체 예산 중 R&D(연구·개발) 예산이 20조 넘게 들어가는 나라에서 왜 전혀 이쪽에 투자를 못했던 것인가에 대해 심각하게 반성해야 한다"며 "10조를 아끼느라 몇 백 조를 잃었는지 모른다. 경제학자들이 (감염병 관련) R&D를 아끼고, 안 해서 잃은 경제적 손실이 얼마나 큰지 계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병을 가장 많이 알고, 가장 많이 고민해온 보건복지부나 질병청에서 주도적으로 이 연구를 해야 한다"며 "이제는 정말 체계적으로 사회·경제적 지표를 개발해 우리 사회가 공감을 토대로 더 선진국형 방역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이메일 : jebo@cbs.co.kr카카오톡 : @노컷뉴스사이트 : https://url.kr/b71af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