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란에 재밌는 주제가 있길래

짧게나마 글로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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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티라노를 아프리카 사바나에 풀어놓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호흡, 소화 등의 문제는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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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스 종이 유지될 정도의 수를 방사한다면,

놀라운 일이 벌어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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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10세

6m / 600kg

다들 아시겠지만, 10세 전후 어린 티렉스는 사자와 비슷한 속력의 달리기 선수였습니다.

사자가 사냥하는 동물은 얘도 사냥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덩치가 크니 사자가 무리지어야 사냥 가능한 동물도 혼자 잡을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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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kg 남짓한 이들이 코끼리나 코뿔소를 사냥하진 못하겠지만, 위 크기 표로도 알 수 있듯이 암컷 기린이나 누는 충분히 사냥 가능합니다. 물소도 가능하겠네요.

다만 매복할 곳이 없어 큰 덩치를 숨기지 못해 사냥에 애를 먹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면 아마 다른 포식자가 사냥한 먹이를 뺏겠죠.

어리다 해도 상당한 덩치인지라, 250kg 급 대형 수사자보다도 훨씬 강합니다.

표범이나 치타는 말할 것도 없죠.

600kg 면 하이에나 무리에 혼자 달려가서 난장판을 만들 수 있는 덩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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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아프리카 초원에는 어린 티라노와 대등한 포식자가 사자 무리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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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자가 포함된 사자 무리 네다섯 마리라면, 어린 티라노가 당해내지 못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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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마저도 티렉스가 좀 더 커지면...

답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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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14세

8m / 2000kg

14세 정도의 티렉스는 8m에 2t으로 몸집이 급성장합니다.

이쯤 되면 암컷 코끼리로만 구성된 무리를 뚫고 들어가 새끼를 죽이고도 남을 덩치죠.

아직 수컷 코끼리를 단독 사냥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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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컷 코끼리를 제외하면, 아프리카의 모든 동물을 사냥할 수 있습니다.

위험하긴 하지만, 괴물 같은 코뿔소나 하마도 먹이로 삼을 수 있습니다.

육식동물과 초식동물이 같은 체중이라면,

대부분 육식이 유리하죠.

다만 슬슬 속력이 느려지고 방향 전환이 둔해져

빠른 소형 포유류를 사냥하진 못합니다.

매복할 곳이 없는 대초원의 특성 상 더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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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19세

12m / 8000kg

티렉스가 성체가 되면, 이들의 적은 다른 티렉스 뿐입니다.

다 자란 티라노에게는 발정기 수컷 코끼리도 그저 사냥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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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 무리는 물론, 기린, 코뿔소, 하마, 나일악어, 물소 등은 성체의 상대가 되지 못합니다.

이들에게 다행인 점은 하나, 티라노보다 빠르다는 겁니다. 반대로 티라노에겐 큰 단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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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체는 덩치가 너무 커서, 대부분의 아프리카 동물보다 느립니다.

아마 직접적인 사냥 활동보다는 젊은 티렉스나 다른 포식자의 먹이를 강탈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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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로 삼을 크기의 동물 중에서, 성체 티라노가 사냥할 수 있는 동물은 아프리카코끼리뿐입니다.

현존하는 최강의 지상 동물이 먹잇감이 되는 상황이 온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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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수컷 코끼리가 근처에 없다면, 암컷과 늙고 어린 개체로 이루어진 코끼리 무리는 티라노에게 걸어 다니는 뷔페입니다.

젊은 수컷 코끼리 여럿이 무리를 보호하지 않는 이상, 무리의 안전은 보장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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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렉스 때문에 코끼리들의 행동이 크게 바뀌게 될 겁니다. 영리한 이들은 어린 티라노를 보는 족족 죽이려 들 겁니다. 아프리카의 다른 동물도 마찬가지겠죠.

아무튼 타격이 클 것은 분명합니다.

멸종하는 종도 생길 테고, 개체 수가 크게 줄어 간신히 멸종만 면하는 종도 있을 겁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먹이가 부족해 티라노도 다시 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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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티렉스가 아니라, 중형 수각류만 현생 생태계에 나타나도 타격이 클 겁니다.

​재밌는 주제였네요. 뭐, 또 길게 다루려면 굉장히 길게 다룰 수 있는 주제였는데,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