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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매출 1조9734억원, 영업이익 1290억원(순이익 1123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 매출 1조9937억원을 기록해 2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냈다.당시 현대엘리베이터는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고, 연 매출 2조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안팎에서 나왔다. 하지만 연 매출 2조원을 한차례도 넘지 못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수출(3779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19.1%를 기록해 사실상 내수 기업에 가깝다.현대엘리베이터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2.5%로 간신히 10위권에 들었다. 국내 시장에서 현대엘리베이터는 39.2%의 점유율을 기록해 1위 기업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해외 시장에서는 영향력이 크지 않아,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한다.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2019년 베트남의 2위 건설사 호아빈건설그룹(Hoa Binh Construction Group JSC∙ HBC)의 지분 11.3%를 매입했다. 지분 투자를 통해 베트남 시장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다. 2019년 현대엘리베이터의 수출 판매 매출은 1625억원에 불과해 전체 매출의 8.6%에 그쳤다.지난해 수출 판매 매출은 2766억원을 기록해 전체 매출의 14.0%로 늘었다. 수출 판매 비중이 5.4% 포인트 늘어난 건 긍정적이다. 하지만 호아빈건설그룹과의 전략적 협력에도 수출 판매 비중은 여전히 비즈니스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충주 시대를 기점으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해외 시장을 확대한다. 중동과 남미, 북미 등에 진출해 현대엘리베이터의 시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엘리베이터 비전 2030.(사진=현대엘리베이터)국내 시장을 중심으로 영업할 경우 매출 2조원을 넘기 어렵고, 외형 성장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고민이 깔렸다. 전 세계를 상대로 영업해야 매출 5조원, 글로벌 5위 엘리베이터 회사로 발돋움할 수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이를 위한 5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디지털 변환을 통한 고객가치 증대 △혁신적인 제품을 통한 시장 선도 △해외사업 공격적 확장 △서비스 사업의 포트폴리오 확대 △인도어 모빌리티 신사업 진출 등이다. 인도어 모빌리티(Indoor mobility)란 공항과 컨벤션 센터 등 초대형 공간에서 이동 수단을 일컫는다. 주로 산업용으로 주로 쓰이고 있다.현대엘리베이터는 엘리베이터와 무빙워크, 에스컬레이터 등을 생산하고 있는데,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기 위해 신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엘리베이터 산업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 들었고, 사업 영역을 확대해야 성장을 재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조 대표는 "엘리베이터 사업에 집중하면서 관련 데이터가 모이면 신사업을 더욱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매출 5조원, 글로벌 5위 업체, 수출 비중 50% 등 현대엘리베이터가 세운 목표를 달성하려면 생산과 영업 등 전 영역에 걸친 대대적 혁신이 필요하다.  현대그룹 재건의 '키'...현대엘리베이터현대그룹이 현대엘리베이터의 혁신을 주문하는 이유는 단순하고 명확하다.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그룹의 혁신을 견인할 사실상 유일한 키이기 때문이다.현대그룹은 2001년 현대건설을, 2016년 현대상선(현 HMM)을 잃게 되면서 중견그룹으로 외형이 축소됐다. 현대건설과 현대상선은 글로벌 환경이 악화되면서 어쩔 수 없이 경영난이 악화된 회사들이었다. 현대그룹은 사실상 그룹 몸통이었던 회사들을 잃게 되면서 크게 위축됐다.현재 그룹 내에서 조 단위 매출을 내는 회사들은 현대엘리베이터가 유일하다. 현대무벡스는 유망 산업으로 꼽히는 2차전지 물류 자동화 시장에 진출했고, 리딩 기업인 LG화학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업계의 톱티어를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물류 자동화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그럼에도 지난해 현대무벡스 매출은 2400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8분의 1 수준이다. 현대아산은 2005년 종합건설 면허를 취득한 이후 국내 시장에서 건설사로 재기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현대아산은 매출 2474억원, 영업이익 50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조 단위 실적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현대아산은 현대엘리베이터 충주공장을 건설했으며, 국내 시장에서 중소형 건설공사를 수주하고 있다. 현대아산과 현대무벡스가 현대그룹의 과거 영광을 되찾으려면 매출 규모를 현재보다 더 늘려야 한다. 때문에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그룹의 재건을 견인할 유일한 계열사로 꼽히고 있다. 일단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만약 현대엘리베이터가 연간 5조원의 매출을 올린다면 연간 3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창출하는 수익과 현금흐름으로 엘리베이터와 무관한 신사업까지 추진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현재는 현상 유지를 하는 수준에 그치지만, 현대엘리베이터가 성장할 수록 신사업을 할 기획도 많아지는 셈이다. 2030년 현대엘리베이터의 목표 달성에 따라 현대그룹의 위상도 지금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