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분조위 결정 적극 수용 검토…신속한 손해배상 노력"피해자 단체 "조정안 수용 못 해…소송 전환해 100% 배상받을 것"



금융정의연대 및 피해자들이 13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탈리아헬스케이펀드에 대한 분쟁조정위원회 재개에 따른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 결정을 촉구하고 있다. 2022.6.13/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한유주 기자 =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이하 분조위)가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빚은 이탈리아 헬스케아펀드와 관련해 판매사인 하나은행에 최대 80%를 배상하라고 조정안을 냈다.하나은행은 분조위의 결정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신속히 배상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피해자들은 "헬스케어펀드의 사기성을 전혀 인정하지 않은 결정"이라며 조정안을 거부하고 소송을 예고해 헬스케어펀드 사태는 법적 분쟁으로 번질 전망이다.금감원은 13일 분조위를 열어 하나은행의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 불완전판매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에 대해 투자자 A씨의 손해배상비율을 최대한도 수준인 80%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불완전판매로는 사기가 적용된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100%)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배상 비율이다.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는 이탈리아 의료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2017~2019년 하나은행에서 대량 판매됐다. 펀드는 이탈리아 지방정부가 재정난을 겪으면서 2019년 말부터 상환연기 및 조기상환 실패로 이어졌고 결국 하나은행이 판매한 총 1536억원 규모의 펀드 전액이 환매중단됐다. 피해자는 개인 444명, 법인 26사에 달한다.분조위는 이번 배상 비율 결정과 관련해 하나은행이 투자자성향을 먼저 확인하지 않고, 펀드 가입이 결정된 후 투자자성향을 공격투자형으로 사실과 다르게 작성했다고 판단했다.투자대상자산의 부실 가능성 등 위험성을 설명하지 않고 안전성만 강조했으며, 1등급 초고위험 상품을 판매하면서 내부통제 미비로 고액·다수의 피해자를 발생시킨 책임도 크다고 판단했다.구체적으로 하나은행이 판매 과정에서 적합성원칙과 설명의무, 부당권유 금지 등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기본 배상비율을 40%로 정했다. 펀드 판매사로서 투자자 보호 노력을 소홀히 해 고액·다수의 피해를 발생시킨 책임을 고려해 공통가중비율 30%를 추가하고, 최소 가입금액을 부정확하게 안내하는 등의 기타 위반 사항을 고려해 10%를 추가 반영했다.또 다른 투자자 B씨에 대해선 하나은행이 적합성원칙과 설명의무 등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75%의 손해배상비율을 결정했다.금감원은 나머지 투자 피해자에 대해서도 이번에 결정된 배상기준에 따라 최대 80%에서 최소 40%(법인 30%) 범위에서 자율조정이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하나은행은 이번 분조위의 결정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신속히 손해배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하나은행 관계자는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로 인해 손해를 입은 고객분들께 다시 한번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하나은행은 분쟁조정위원회의 결정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이를 바탕으로 신속한 손해배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반면 그동안 '사기에 의한 계약취소'와 '100% 피해배상'을 요구해왔던 헬스케어펀드 피해자 단체는 분조위 결정에 대해 불수용 입장을 밝히며, 소송을 예고해 분쟁은 장기화할 전망이다. 이들은 "하나은행이 원금손실이 나지 않는 안정적인 상품이라고 허위 판매를 했다"며 계약취소를 요구하고 있다.전지예 금융정의연대 사무국장은 "분조위가 헬스케어펀드 사태를 사기로 규정하지 않을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피해자단체는 이번 분쟁조정을 거부하고 소송으로 전환해서 피해금액을 100% 모두 받아낼 것"이라고 밝혔다.이번 금감원 분조위의 분쟁조정안은 하나은행과 피해당사자가 조정안 접수 후 20일 이내에 서로 수락해야만 조정이 성립(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된다.한편 이번 결정은 이복현 금감원장 취임 이후 첫 분조위의 결정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이복현 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가상자산 관련 당정 간담회'에서 헬스케어펀드 결론에 관해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배포한 내용을 중심으로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