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10味 이야기]포항의 땅과 물이 키워낸 ‘포항초산채비빔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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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IMMYUNGGYOO 작성일21-09-28 18:15 조회4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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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하고 달큰한 포항초 찬바람부는 지금이 제철포항지역 특산물에 울릉도 부지깽이 나물까지 ‘어울림의 미학’포항초와 부지깽이 나물 등이 듬뿍 들어간 포항시 북구 내연산 산채비빔밥.겨울철은 포항 맛의 치열한 경쟁시기이다. 과메기며 대게, 오징어 등 대표 먹거리가 모두 이맘때쯤 등장한다.포항 겨울의 맛에 해산물만 나열한다면 왠지 자존심 상한다. 찬바람을 이겨낸 포항초(시금치)가 땅의 대표주자로서 떡하니 존재잠을 뽐내기 때문이다. 그 단맛과 쫀쫀한 식감은 어느 재료에 비할 바가 아니다.그냥 참기름에 무쳐 먹어도 좋지만, 여러 산지에서 채취한 산나물과 비벼낸 포항초산채비빔밥은 식사가 아니라 보약에 가깝다.포항초는 키가 작달막하고 뿌리 끝이 새빨간게 특징이다. 해풍을 맞아 작지만 단단하고 단맛과 은은한 짠맛이 일품이다. 포항시 제공◇해풍이 키워낸 못난이 포항초포항초는 시금치의 한 품종이다. 경남 남해초나 전남 섬초와 함께 국내 시금치의 대표 품종으로 손꼽힌다.겉모습만 봤을 때는 참 볼품이 없다. 겨울철 바닷가 근처 노지(지붕 따위로 덮거나 가리지 않은 땅)에서 자라기에 거친 해풍으로 단련된 탓이다.그런 볼품없는 녀석이 향과 단맛으로는 단연 으뜸이다. 작은 키만큼 영양분이 잔뜩 모아진 까닭이다.만약 포항초에서 은은한 짠맛을 느꼈다면 가히 미식가라 해도 좋다. 해풍으로 단련된 잎사귀가 염분을 머금으며 단맛을 배가 시킨다. 요즘 사람이 흔히 말하는 '단짠단짠'이 포항초 안에서 묘한 중독성을 일으킨다.포항초산채비빔밥 한상. 반찬으로 나온 갈치김치와 시래기된장국, 동치미, 부지깽이나물 무침만으로 풍성한 기분이다. 신동우 기자◇자연을 통째로 비벼낸 맛포항초를 가장 흔하게 먹는 방법은 흔히 참기름에 무쳐낸 밥 반찬으로서다. 그 자체로도 맛있는데 포항에서는 이를 활용한 비빔밥이 무척 발달해 있다.포항초를 베이스로 콩나물이며 도라지, 무나물, 취나물 등 하양·검정·파랑 3색을 고루 갖춘 색감이 눈부터 즐겁다.싱싱한 나물이 위주인만큼 향이 강한 부재료는 좀처럼 쓰이지 않는다. 예를 들어 육회비빔밥이나 고기볶음고추장, 청국장 등은 흔치 않다.오롯이 나물에 맛에 집중하도록 밥과 나물, 고추장, 참기름만으로 꾸리고 대신 밑반찬을 내놓는다. 심심한 된장국과 생선이 담뿍 들어간 김치로 입가심을 하면 숟가락질이 무한 반복이다.포항 보경사군립공원 산채비빔밥 골목의 진주식당 사장인 강금자(72)씨가 포항초산채비빔밥 한그릇을 담아내고 있다. 강씨의 식당은 이 골목에서도 가장 오래된 터줏대감이다. 신동우 기자◇내연산 보경사의 정취는 덤비빔밥이야 흔한 음식이니 포항 전역에서 찾을 수 있지만, 주로 포항초산채비빔밥은 보경사군립공원(포항시 북구 송라면 내연산 입구)에 많은 가게가 몰려 있다.신라시대 천년고찰인 보경사 밑에 하나둘 들어서던 상가가 지금은 40여개까지 늘어났으니 최초 시작이 언제부터였는지 따지는 것도 무의미하다.포항초의 제철이 10월말부터 3월 정도이고, 가을철 내연산의 낙엽 풍경도 상당히 아름답다. 11월 15일부터는 산불방지를 위해 입산이 금지되니 맛과 풍경을 함께 누릴려면 서둘러야 한다.포항초가 나오지 않는 4월쯤부터는 보통 미나리가 빈자리를 대신한다. 나름의 취향이 있으니 이 때를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보경사군립공원의 포항초산채비빔밥에는 어느 가게에서나 취나물이 나온다. 울릉도에서 부지깽이라고 불리는 재료다. 울릉도가 워낙 가까우니 모두 그곳에서 가져 온다. 알싸한 향이 그야말로 별미다. 비빔밥 속에도 들어 있고, 반찬으로도 나오니 한소쿰은 집어 먹고 올 수 있다.여담이지만 포항시에 왜 군립공원이 있을까 궁금해진다. 1983년 10월 영일군이 있을 당시 군립공원으로 지정됐고 1995년 포항시·영일군 통합 이후에도 관련법에 의해 명칭이 그대로 유지됐다.지난 4~5월쯤 명칭 변경을 위한 설문조사가 이뤄졌지만 좀처럼 의견이 모아지지 않아 보류됐다. 뭐 이름이야 어쨋든 맛있는 음식을 멋진 풍경과 어우를 수 있으니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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