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올여름 6% 상승 예상”정부 오늘 전기요금 인상안 발표식탁물가는 더 올라… 외식비 1년새 17% 급등가뭄 등으로 농산물값 고공행진1년새 양파 110%·감자 71% 뛰어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미국, 유럽 등이 30~40년 만에 최고의 물가 상승률을 보이고 있고, 우리도 조만간 6월 또는 7~8월에 6%의 물가 상승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4%를 기록해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데 이어, 외환 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24년 만에 처음으로 6%대 고(高)물가 시대가 닥친다는 것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뉴스1추 부총리는 이날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국내 금융·외환 시장이 요동치는 복합 경제 위기 상황이고, 민생 물가 급등세를 낮추는 것이 저희의 제일 큰 숙제”라며 이같이 말했다.전기 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추 부총리는 “전기 요금 인상 요인이 누적된 것은 무리한 탈원전 등 지난 5년간의 잘못된 에너지 정책 때문”이라며 “차일피일 미룰 수 없기 때문에 적정 수준의 전기 요금 인상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7일 전기요금 조정단가를 발표한다.추경호 부총리는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곡물가 급등 등 대부분이 해외발(發) 요인이기 때문에 상당 기간 고물가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원·달러 환율도 지난 23일 13년 만에 1300원을 돌파하는 등 원화 가치가 약세인 상황이라 수입 물가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그는 “물가 상황이 굉장히 좋지 않다”고 말했다.특히, 전반적인 물가 상승보다 ‘식탁 물가’가 더 뛰면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고통이 커지고 있다. 5월 소비자물가는 5.4%로 13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는데 외식 물가는 더 올랐다. 5월 외식 물가는 7.4% 상승해 1998년 3월(7.6%) 이후 24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국밥 한 그릇이 1만원 안팎일 정도로 오르면서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점심 값이 무섭다”는 말이 오갈 정도다. ‘런치플레이션(점심 값 인플레이션)’이라는 말이 나오고 ‘커피플레이션’, ‘누들(냉면, 짜장면 등)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하는 지경이다.◇4인 가족 외식비 17% 급등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분기(1~3월) 4인 가구가 지출한 식비(식료품 및 외식비 지출)는 월 평균 106만6902원으로 1년 전(97만2286원)보다 9.7% 증가했다. 마트나 전통 시장에서 장을 볼 때 지출하는 식료품·비주류 음료 구입비(58만773원)가 4.3% 증가했고, 4인 가족이 식당에서 외식비로 지출하는 비용(48만6129원)은 1년 새 17%나 뛰었다.◇양파 가격 110%, 감자 71% 폭등식비가 이처럼 급등한 것은 농산물 가격이 고공 비행 중이라서다. 봄철 가뭄으로 인한 작황 부진, 농지 면적 감소 등의 영향으로 일부 농산물 가격은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그래픽=송윤혜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24일 양파(15kg) 도매가격은 2만2160원으로 1년 전(1만530원)보다 110.4% 폭등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양파 수급 불안에 대비하기 위해 27일부터 비축 물량 2만t을 방출한다고 발표했을 정도다. 감자(20kg) 도매가격은 4만480원으로 1년 전(2만3660원)보다 71.1% 뛰었다. 생산량이 줄어든 데다 여름철을 맞아 열무김치 수요가 증가하면서 열무 가격도 급등했다. 지난 24일 열무(4kg) 도매가격은 1만3280원으로 1년 전 8384원과 비교하면 약 1.6배 뛰었다. 당근(20kg), 애호박(20개) 가격도 1년 전보다 56.3%, 52%씩 올랐다.농식품부는 지난 15일부터 ‘농식품 수급상황실’을 설치하고, 차관 주재로 농축수산물 물가를 매일 점검하고 대통령실에 직접 보고하고 있다고 밝혔다.◇임금 인상이 물가 상승 자극 우려추 부총리는 물가 인상에 따른 임금 상승이 다시 물가 상승을 유발하는 악순환이 “경제에 주름살을 지게 한다”고 우려했다. “대기업 중심으로 높은 임금 인상이 연쇄적으로 발표되고 있는데, 이러면 결국 임금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계층에 어려움이 가중된다”면서 “(과도한 임금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했다. 그는 “비용 상승 요인이 있다 하더라도 기업이 투자로 생산성을 높이는 등 인상 요인을 조금 흡수하는 쪽으로 가야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