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채 금리 급등 조달환경 악화소비심리 위축… 카드이용 줄어치솟는 환율에 해외 직구도 감소



5만원권 다발. 연합뉴스기준금리 인상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은 원·달러 환율 등이 맞물리면서 카드업계의 하반기 실적 부담이 커졌다. 상반기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완화로 신용카드 이용액이 늘어 선방했지만, 여러 악재들이 한꺼번에 작용하면서 실적을 쉽게 전망할 수 없다는 평가다.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전업카드사의 순이익은 1조 6243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4944억원) 대비 8.7%(1299억원) 증가했다. 카드 사용 증가에 따른 할부카드 수수료 수익 증가와 가맹점 수수료 수익 증가 영향이다. 상반기 중에 신용카드 이용액은 516조원으로 지난해 동기(462조6000억원) 대비 11.5%(53조4000억원) 증가했다. 상반기는 선방했지만 하반기는 불투명하다. 우선 기준금리가 인상하면서 조달 환경은 나빠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기타 금융채(AA+·무보증) 1년물 금리는 연 4.291%, 3년물은 연 4.990%를 기록했다. 6개월 전보다 각각 1.382%포인트, 2.866%포인트 급등했다. 1년물 금리는 지난 6~7월 연 4%대를 기록했다가 지난달 연 3%대까지 내려가기도 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다시 회복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의 자금 조달비용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KB국민카드의 경우 상반기 조달 비용으로 전년 동기(1690억원) 대비 17.1% 증가한 1980억원을 지출했다.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회사채, 장기CP(기업어음)로 대부분의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조달 비용 규모가 경영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 최근 들어서는 단기CP, ABS(자산유동화증권), 해외 채권 등으로 자금 조달수단을 확대하고 있지만, 조달 포트폴리오를 단기간에 바꾸기는 쉽지 않다. 카드 이용액을 끌어 올릴 만한 요인도 찾기 힘든 상황이다. 민간소비가 활성화하면 카드 이용액 역시 자연스럽게 늘지만, 물가 상승으로 최근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한국은행이 매달 발표하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지난 7월 86까지 내려앉으면서 3개월 연속으로 하락했다. 지난달에는 88.8까지 상승 전환을 했지만 여전히 기준점인 100을 밑돌고 있다. 치솟는 원·달러 환율 탓에 해외 직구(직접 구매)족에게 기대기도 어렵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경제 환경 악화로 하반기 실적 전망을 하기 어렵다"며 "카드대출과 신용판매 부문에서 수익성을 기대하기 힘들어 다른 사업 분야의 수익원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