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상 하이브 아메리카 대표가 23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열린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UDC) 2022'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두나무)하이브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와 손잡고 미국에 합작법인 레벨스(Levvels)를 설립해 방탄소년단(BTS) 등 유명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한 NFT(대체불가토큰) 사업을 할 계획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관건은 팬덤을 어떻게 블록체인 생태계까지 연동하느냐다. 하이브의 전략은 무엇일까?이재상 하이브 아메리카 대표는 23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열린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UDC) 2022'에서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가장 좋은 컨텐츠를 만들고, 유기적으로 이를 전달함으로써 유저들의 충성도가 올라간다. 팬덤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BM(비즈니스 모델)이 구축된다"며 "팬덤 비즈니스의 특성을 블록체인에 접목하고자 한다"고 밝혔다.기존의 웹2.0 경제는 이렇다. 유저는 계정을 만들고 플랫폼은 콘텐츠를 제공한다. 초반에는 콘텐츠를 무료로 사용 가능하니 유저들이 만족을 느낀다. 그 이후 플랫폼은 트래픽을 바탕으로 광고주의 콘텐츠 광고를 개시해 수익을 창출한다. 이에 유저들은 데이터 프라이버시를 우려한다.하이브가 생각하는 구조는 이와 정반대다. 유저들은 디앱(탈중앙화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 자신의 라이프스타일 데이터를 제공하고 그에 맞는 광고를 제공받는다. 광고주는 유저에게 광고료를 직접 지불하고, 유저들은 디앱에 광고소개 비용 성격의 수수료를 납부한다. 이런 구조로 광고주는 광고료를 절약하고 더욱 유저 개개인에 맞춤화된 광고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유저들은 디앱 생태계가 확대될수록 관심사에 맞는 콘텐츠를 더 많이 검색하고 소비할 수 있다.하이브는 유저에 '데이터 주권(오너십)'을 부여하는 웹 3.0 방식으로 이런 혁신을 실현시키고자 한다. 이 대표는 "개인정보는 유저들이 주인이지만 그동안 플랫폼이 오너십을 갖고 있었다"며 "블록체인 산업이 인터넷 유저를 도와서 데이터 오너십을 회수하고 컨트롤할 수 있다면 유저들의 니즈도 충족 가능하다"고 설명했다.이어 그는 "인터넷은 초기에는 탈중앙화됐지만 점차 프로토콜단에서 중앙화가 이뤄지면서 결국 일부 중앙화된 프로토콜 오퍼레이터가 중심이 됐다"며 "콘텐츠 서비스 제공자라는 중앙화된 오퍼레이터에 블록체인 기반 오너십 경제를 결합하고, 보안 저장 결제 기능을 더해 개인정보를 위한 사령탑을 만들면 제3자 개입과 데이터 트래킹(추적) 없는 생태계를 실현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이러한 오너십 경제는 블록체인 월렛(가상자산을 저장하고 송·수신할 수 있는 지갑)이 기반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전 세계에 존재하는 블록체인 월렛은 약 3억개로 추산된다. 인터넷 유저 52억명 중 약 3%만이 월렛을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이 대표는 "월렛은 하나의 프로토콜로서 데이터를 저장, 검증하고 큐레이션을 공유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며 "월드 와이드 월렛(World Wide Wallet)으로서 전세계의 여권처럼 작용하는 생태계가 운영되면 플랫폼 비즈니스도 댑 경주에 참여할 것"이라 말했다.이런 발표를 종합하면 하이브는 생산능력을 가진 팬이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팬덤이 간편하게 검색해 소비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의 디앱 생태계를 조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생태계 조성 과정에서 IP 보유자인 하이브의 각종 NFT가 자연스럽게 유통될 수 있다. 이와 함께 맞춤형 광고를 제공해 하이브는 광고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BTS, TXT(투모로우바이투게더), 뉴진스 등 아티스트가 늘어날수록 이 생태계의 관계도는 더 촘촘해지게 된다.이 대표는 "모바일이 새로운 디지털 경제 시스템을 만든 것처럼 NFT는 그 유용성과 다이나믹한 특성으로 소비자 변화를 만들 것이다. 확장성만 담보할 수 있다면 디지털 콜렉터블(수집품) 시장도 만들어질 것"이라며 "NFT는 하나의 툴, 스토리지, 디지털 자산 거래에 있어 유용한 도구가 될 것으로 하이브는 레벨스를 통해 적극적으로 이러한 영역에서 활동하겠다"고 강조했다.